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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영등포아트홀 전시실 동양신화 낭독극 <스사노우> 공연사진

대사란, 

특히 자연스러운 대사란, 현대연극에서 가장 핵심적이며 기본적인 요소이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 연극이 실내로 들어오면서 신체표현보다는 대사를 보다 중요한 요소로 사용하게 되면서 대사의 중요성은 계속해서 증가해 왔으며, 특히 20세기 들어 가정의 소소한 일상을 무대에 표현하는 사실주의 연극이 보편화되면서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평이한 말이 무대에서도 그대로 사용되게 되었다. 그러므로 듣기에 부담가지 않는 자연스러운 대사처리는 배우에게 있어서 가장 필요한 최소한의 자질이다.

 

대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의 전달이다. 즉 대사란 감정의 표현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우선 관객들에게 기본적인 줄거리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관객들에게 정확하게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첫 번째 기능이라 말할 수 있다.

 

다음으로 대사는 연기와 일치해야 한다. 그리고 연기에서 유지해야 하는 기본적인 것은 역할의 성격이다.

즉 동일한 말을 “나라면”이 아니라 “이 역할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 대사로 표현되어야 한다.

대사는 또한 타이밍이 중요하다. 말이란 일상생활에서는 그 타이밍이 의식하지 않아도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대화로 구성되어 말하는 사람들이 서로 말을 하고 듣기 때문이다.

 

2015년 국립극장 <하녀들> 공연사진

그러나 무대에서는 자신이 해야 하는 말이 기본적으로는 나의 말이 아닌 남이 상상하여 글로 써놓은 또 다른 사람의 말이고, 상대방 또한 내가 아는 상대가 아닌 다른 사람이며 그의 말 또한 똑같은 상황이다. 그러므로 서로 자연스럽게 말을 듣고 말을 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렇지만 말을 듣게 되면 자연스럽게 타이밍은 맞아 떨어질 것이다.

 

대사는 특히 가장 손쉽고 빠른 요소이다. 무용은 간단한 움직임을 필요 이상 복잡하게 만들어 암호화해 표현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그 암호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음악도 마찬가지로 추상화의 과정을 매우 심하게 거쳐 “음”으로 표현된다. 반대로 연극은 대사가 존재하는 덕분에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그 말을 그대로 연극언어로 사용한다. 즉 연극은 관객들에게 매우 손쉽게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바로 이런 언어의 장점으로 인하여 연극에서의 정보전달은 빠르고 쉽다.

 

 “감사합니다”를 표현하기 위하여 온몸을 뒤흔들 필요도 없으며, 미안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로 모든게 끝난다. 정말 쉽고 빠르다. 그러나 쉽고 빠른 것이 정확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또한 어떤 깊이를 의지하지도 않는다. 사실 말로 인한 오해가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의 고통을 말로 표현하려면 얼마나 힘이 드는가? 차라리 표정 한 번이면 끝나는 것을.

하여간 대사란 분명 현대연극에서 가장 기초적인 표현수단임에 틀림없다.

 


2013년 산울림소극장 실화창작극 <황천IC> 공연사진

1) 발성과 대사

 

 대사는 들려야 한다.

   정확한 발음과 억양이 요구된다. 대사에 정답은 없다. 일단 듣기에 이상하지 않으며 모든 것은 가능하다. 단 말하는 내용을 모두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하한다.

 

 대사는 이해되어야 한다.

   외면적인 이해란 단어 그대로의 이미를 얘기하며 발음, 대사의 쉼 등에 영향을 받는다. 내면적 이해는 텍스트 내부에 살아있는 감정적인 부분을 의미한다. 이런 부분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으면 작품의 발전이 어려워진다.

 

 대사는 듣기 좋아야 한다. 적당한 볼륨과 어조, 템포와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대사는 건조하지 않아야 한다.

   무대에서 대사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내뱉어지지 않는다. 거기에는 반드시 표현하고 전달해야 하는 감정적인 깊이와 강도가 있다. 대사에는 당연히 이런 감정적인 깊이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2009년 정보소극장 <루미오와 소리엣> 공연사진

2) 목소리 제어

 

➀ 타이밍- 배우는 언제나 자신의 역할에 최대한 집중하고, 미리 자기와 상대가 할 일에 대 하여 계산하지 말고 상대의 대사를 충분히 듣고 느끼고 거기에 반응하여야 한다.

 

➁ 대사듣기- 자신의 역할에 최대한 집중하고 사건·상황에 집중한다면 상대방의 대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듣지 못한다면 말하기도 어려우므로 듣기는 가장 기본적인 배우의 조건이다. 사실 이 문제가 쉽지는 않다. 당연히 대사는 나의 말이 아니라 남의 말이므로 내 말처럼 자연스럽게 나오기는 어렵다. 그리고 당연히 상대의 대사를 듣기보다는 상대가 대사를 하는 동안 내 대사를 생각하며 언제 내 대사를 해야 할지를 찾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사를 듣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완벽하게 암기를 하고 정말 상대방의 대사를 있는 그대로 들을 수 있어야 한다.

 

➂ 대사의 중간과 끝- 배우는 대사에서 그 대사의 제일 끝까지 어미를 붙잡고 자신의 의지 로써 발음 발성해야한다.

 

➃ 대사의 맛- 단어나 문장의 각각을 충분히 이해하고 약간의 강조를 해야한다.

 

➄ 울음과 웃음- 정말 웃고 울어야 하는가? 당연히 정말 웃고 울어야 한다. 단 울거나 웃으 면서 대사를 할 때 대사가 정확하게 전달되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

 

2017년 국립극장 창작뮤지컬 <소녀, 노래하다> 공연사진 

 

출처 : 싸이월드 클럽 '액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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