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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학당 '비극적인 것의 인간학' 강의요약》
‘비극이란 무엇인가’
비극이란 인물들의 상호 동등·정당한 주장(갈등)을 바탕으로 인간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한계(운명) 사건을 통해 발생된 고통을 재료로 한다.
헤겔은 비극을 설명하는 것에 대해 ‘안티고네야 말로 최고당’이라고 했다.
헤겔의 주장이 다른 철학자들의 의견과 다른 점은 ‘비극’이 ‘고통’과 ‘슬픔’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헤겔은 비극적 ①충돌에 상호 인물이 주장하는 일방성이 ②제거(해소)되고, 침해되지 않는 내적 ③조화를 이루는 것 까지를 비극으로 보았다.
그러나 ‘안티고네’에 크레온이 어리석음을 후회하는 과정에서 깨달음은 있으나, 헤겔이 말하는 ‘화해’가 존재하는 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너무 단순하지 않은가 의견이 갈린다. (갈등 인물의 정당성 또한 동등하지 않다고 보는 의견이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겠다.)
그에 대해 헤겔은 ‘안티고네’ 안에 직접적인 화해는 없지만 극 속에 숨은 화해를 관객이 끌어내 발견한다, 다시 말해 관객은 화해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극 속 인물의 심정을 드러낸 ‘코러스’(현재 오케스트라의 근원)의 대사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호소력 있는 삶의 고통은 인간의 보편적인 삶의 문제거리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되짚어보는 서양 철학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그리스 시대의 문학은 작가의 ‘의도적인 생각’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작가 소포클레스가 인간에게 남기고자 한 의도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안티고네’는 인물들 간의 갈등 구조가 격렬한 논쟁으로 표현된다. 다시 말해, 한 마디씩 번갈아가며 계속 토를 달고 싸운다. 가족인륜에 중심을 둔 안티고네와 국가인륜에 중심을 둔 크레온의 충돌이 바탕이다. (제목은 ‘안티고네’이지만 때때로 주인공을 ‘크레온’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복잡한 가족관계는 생략하고 매우 간략한 표로 그들의 갈등을 정리하자면-
안티고네의 주장 |
VS. |
크레온의 주장 |
|
가족인륜 |
국가인륜 |
||
가족윤리 |
국가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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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맥락 |
공적, 정치적 맥락 |
||
혈연적 = 자연성 |
실정법 = 인위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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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법 |
인간의 법 |
||
“가족을 지키고 오빠의 죽음을 지키는 것이 신의 법이라 생각함.” “동생아 같이 오빠 시체 매장 고고싱?” |
이스메네(안티고네 동생) “언니 그러지 말어. 강자의 말을 따라야지. 그러다 왕한테 혼나”(실정법 주의) |
“너네 오빠 시체 매장하지 말랬지! 내 명령을 따르지 않는 건 국가의 법을 어기는 것과 마찬가지인 부정한 행위여!” |
|
“적(크레온/상호성 윤리)들이 받아야 할 재앙이 우리 친구(가족)들을 위협하고 있구만.” |
원로들의 충고(코러스) “이를 어쩌누.. 고집은 어리석다는 평을 빚질 뿐. 죽은 자를 또 죽이는 것이 무슨 용맹이겠소?:” |
“ㅇㅋ. 안 죽일께..” |
|
“쳇! 나는 아름다운 죽음을 택하겠어. 전쟁터에서의 죽음은 패배지만 죽음 자체는 아름다울 수 있는 겨! (영웅 영웅)” |
하이몬(크레온의 아들) “사랑하는 그녀를 따라서 나도---” |
“오메! 우리 아들마저 죽어버렸네! (후회 후회)” |
|
|
에우리디케(크레온의 부인) “사랑하는 아들을 따라서 나도---” |
“코러스가 하는 말 들을 껄! 럴수 이럴 수!! (후회 후회)” |
|
But, 작가는 크레온을 죽이지 않고 말을 전한다. 인간의 삶은 무엇이란 말인가! |
※ 상호성 윤리에 대해
안티고네 “적들이 받아야 할 재앙이 우리 친구들을 위협하고 있..”
여기서 확인되는 상호성 윤리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복수와 보복의 당연 원리를 뜻한다. 당시 사법적 정의 시스템이 마련되기 이전에 국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윤리적 개념이기도 하다. 너 나한테 나쁜짓하면 그대로 당한다? (반대되는 개념으로 예수의 ‘원수를 사랑하라’를 들 수 있다.) 또한, 안티고네가 말하는 적은 크레온을 친구들은 가족을 상징한다. 가족은 내 편이고 크레온 너는 그냥 나쁜 놈.
작품을 읽지 않고 갈등과 의도를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이야기를 통해 ‘안티고네’에서 헤겔이 말하는 ‘화해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고민이 들었는가. 또, ‘상당 수의 비극은 타자의 노래이다.’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일까도 깊이 한 번 생각해볼만 하겠다.
당신의 비극은 플라톤이 말하는 인간의 나약함인가, 헤겔이 말하는 화해의 가능성인가.
202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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