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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뮤지컬 관람을 하기로 한 날

룰루랄라 홍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만났습니다 ♡

얼마만의 뮤지컬인지 벌써부터 두근두근! 게다가 R석이라니!!

기획사 대표님 DC로 할인 받아서 100만원에 ㅋㅋㅋㅋㅋ



지난주 작사하느라 골치아팠던 머리에 ROCK 마사지!!!

춘천->상봉->동대문운동장->혜화 라는 경의로운 코스로 등교하는 춘천팸도 여행의 피로가 풀렸길.





꽤나 자기맘대로 하기 좋아하고 성질나쁜데다가 도도하기 짝이 없는 헤드윅 때문에 이미 밴드, 특히 이츠학의 경우 거의 자포자기하고 넋을 놓다시피한 상태. 사실 헤드윅 자신도 처음부터 그러한 성심을 가진 것은 아니고 여태까지 살아온 삶이 하도 박복하고 기구하다 보니 그렇게 성격이 꼬여버린 것. 한 사람의 삶에 일어났다고 하기에 믿기지 않을 만큼 일을 당하니까 뒤틀릴 수밖에.

이 사람의 어릴 적으로 돌아가 여태까지의 일을 읊어보면

  •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날 태어나서 공산진영인 동독으로 넘어감
  • 한창 어린 소년시절 미군 아버지를 포함한 수많은 남자들에게 성추행을 당함
  • 20대 중반 한 미군과 눈이 맞아 결혼하기 위해 불법 성전환수술을 감행
  • 그러나 미국 가서 버림받았다. 더군다나 그 날은 바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날.
  • 딱히 할만한 일이 없기에 간단한 알바와 매춘[7]을 일삼다가 장군의 아들 토미를 만나 같이 음악활동을 하며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드디어 인정받고 서로 사랑하나 싶더니, 이 녀석도 두려워서 결국 줄행랑. 헤드윅은 또 버림받았다.
  • 문제는 이 토미 놈이 헤드윅이 여태 작곡한 곡으로 대 히트. 얼굴도 반반하고 인기도 천정부지로 올라가니 헤드윅은 그야말로 복장터지는 상태. 왠지 이 밴드가 생각나지
  • 그러다 다시 헤드윅과 손잡으려고 리무진 끌고 와선 마약하고 술마시다 버스에 처박질해서 스캔들이 터짐. 여기서 토미는 공식적으로 헤드윅에 대해 부인.


...물론 허구의 인물이긴 하나 전생에 나라라도 팔아먹었는지 성폭행, 동성애, 불법성전환, 매춘 등등 한 사람의 인생에 다 일어나기에도 벅찬 일들이 몰아치다보니 결국 성격이 막장에 치닫은 것. 그래서 사연을 다 듣고나면 헤드윅이 짜증내고 버럭거리는 모습도 어찌 보면 짠하다.

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헤드윅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사랑으로, 이 뮤지컬의 메인테마라고도 할 수있는 'The Origin of Love'를 들으면 알 수있다. 이 노래는 플라톤의 '향연'을 바탕으로 써진 내용으로 퇴폐적인 코드를 가진 여타 수록곡들과 달리 동화와 같은 인상을 담고 있다.

여기서 중점이 되는 것은 3개의 성별인 해의 아이, 땅의 아이, 달의 아이이다. 이들은 각각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 남자와 여자가 서로 등을 맞대고 붙은 것처럼 생긴 사람들로 동시에 둘 이상의 일을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둘이 하나이기에 이들은 '사랑'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또한 사랑의 개념이 없기에 그들은 외로움이나 다른 어려움에 대해 알지 못했을 것이고 이에 신들의 두려움을 사 제우스에 의해 등을 가로질러 둘로 나뉘었고 서로를 알아볼수 없게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이리하여 서로의 원래 짝을 찾기 시작한 것이 사랑의 기원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헤드윅은 이 노래의 내용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그가 여태껏 했던 모든 여정은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몰라도 하여튼 어딘가에 있을 자신의 반쪽을 찾기 위한 것이었고 이 과정에서 그는 끊임없이 버림받고 배신당하며 욕먹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악착같이 그것을 찾아해맨다. 그것은 어쩌면 어릴때부터 비정상적인 가정, 정치환경에서 자라왔기때문에 생긴 애정결핍의 해소 혹은 산전수전을 겪으며 지친 심신을 또다른 반쪽을 찾는 것으로 대리보상받으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헤드윅의 숙명이 돼버린 운명의 반쪽찾기는 토미가 부른 Wicked Little Town에 의해 (전부는 아닐지라도) 구원받았고 그로인해 헤드윅을 축으로 함께 지쳐가던 다른 이들 역시 안식을 받게 된다.역시 악의 축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자고 꼬셨지만 나는 기특하게도 넘어가지 않았다. 내년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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